지난 1079호에서는 학생예비군 학습권 침해 문제에 대해 다뤘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학생들이 학습권 침해를 체감하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학생예비군 학습권 보장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학생예비군 학습권 보장 현황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훈련장에서 우리학교 학생예비군 훈련이 진행됐다. 우리학교 교무처에선 교강사에게 △수업 관련 자료 제공△수업보충 실시△유고결석 처리 등을 통해 예비군 훈련 참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6월 우리학교에선 예비군법을 위반하는 사건이 두 차례 발생했다.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학생의 출결이 결석 처리되거나 참여 기반 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한 것이다. 결석 처리된 학생이 이에 대해 해당 교수에게 이의를 제기한 결과 “예비군법보다 센터 규정이 우선”이란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에 “이는 우리 △병역법△예비군법△제대군인지원법△헌법 모두를 위반하는 사안이다”며 “국가보훈부 차원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을 감수한 학생들이 정당하지 못한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빠른 시일 내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또한 예비군법 제10조 위반으로 해당 교수를 고발했으나 동대문경찰서는 이에 대해 해당 조항은 학교장을 처벌하고자 하는 조항이므로 교수는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교육부는 예비군훈련에 참가한 학생을 불리하게 처우할 수 없도록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전국 179개 대학에 같은 내용으로 학칙 개정을 권고했다. 그러나 지난 4월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권고에 따라 학칙을 개정한 대학은 99곳뿐이었다.

이러한 논란을 예방하기 위해 우리학교와 학생회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양 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학생예비군의 수업권을 보장하고 성적 불이익 방지를 위해 교무처와 면담을 진행했다. 교무처는 ‘학생 유고결석결시규정’을 개정해 학생예비군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또 학사종합지원센터는 예비군 훈련에 참여한 학생들을 자동으로 출석 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총학 차원에서의 예비군 복지 사업도 진행됐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은 지난해 빵과 간식을 제공했으며 올해엔 △빵△이온음료△자외선 차단제를 제공했다. 또한 학습권 침해 신고 창구를 개설해 수업권 보장을 위한 자체 보완책도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야 할 방향

다른 학교에서도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피해와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선 지난해 11월 한 교수가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학생의 쪽지시험을 0점 처리하겠다고 공지한 것과 함께 결석 허용 횟수에 예비군 훈련도 포함한다고 공지해 논란이 됐다. 울산대학교(이하 울산대) 또한 지난 3월 한 교수가 증빙서류를 제출해도 출석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지해 원성이 있었다. 울산대 관계자는 이에 “매해 교수들에게 예비군 훈련으로 불이익을 줄 시 처벌될 수 있다는 공지를 하고 있다”며 “학사관리팀에 확인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22년에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한 교수가 예비군 출석에 관해 문의한 학생에게 “조국과 가족을 위해 헌신해라”며 출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같은 해 서강대학교에선 한 교수가 예비군 훈련으로 쪽지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학생들의 점수를 0점으로 처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연세대학교 제57대 총학은 훈련 일정 및 셔틀버스 수용 인원 등에 대해 예비군연대와 면담을 진행하고 더 나은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총학은 총학 차원의 ‘학생 예비군 필기자료 공유 사업’을 통해 학생예비군에게 필기를 제공함과 동시에 자료 공유 희망자에게 상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안이 반복되며 학생예비군에 대한 부당한 처우 방지와 학습권 보장 노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자자하다. 특히 이번 예비군훈련에선 일부 학과 학생회가 예비군훈련 날짜에 간식행사를 진행해 학생예비군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LD(Language&Diplomacy)학부 학생회는 SNS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기말고사 간식행사를 미뤘으며 스페인어과 학생회 역시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학생예비군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노력이 많이 이뤄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미비한 부분이 존재한다. 법적으로 규정된 만큼 전역 후에도 국가를 위해 훈련을 받는 학생예비군들의 학습권이 원활히 보장돼야 할 것이다.

백승준 기자 08seungjune@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