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셔틀버스, 신뢰의 핸들을 잡기 위해선

등록일 2024년06월12일 12시4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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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MBC 보도에 따르면 대학생 약 40명을 태운 통학버스가 경부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좌측 뒷바퀴가 터지고 버스 밑바닥이 뚫리는 사건이 있었다. 이로 인해 버스에 탑승 중이던 학생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지난달 21일에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셔틀 기사님 신고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에는 셔틀버스를 운전하는 기사가 운전 중에 전화 및 욕설을 하고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진 및 영상이 포함됐다. △교내 통학버스의 실태△학교 측의 조치 및 구체적인 원인△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자.


◆교내 통학버스의 실태

현재 우리학교 통학버스는 총 19개의 노선을 하루에 총 49회 운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 및 광주△삼성 및 수서△잠실 및 천호 및 하남△판교 및 서현 노선 등이 있으며 평균적으로 학생들의 등교 시간과 하교 시간에 각 1~2회씩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버스 1회 이용시에 대부분 노선의 요금이 2,500원을 넘지 않으므로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 지하철 및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인기가 많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총괄지원팀이 이번 달 5일 외대학보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학교 통학버스는 일평균 약 700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을만큼 수요가 크다. 

 

우리학교 통학버스로 통학 중인 A 씨는 “아침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글로벌캠퍼스로 통학하려면 버스와 지하철을 여러번 갈아타야 한다”며 “글로벌캠퍼스에 통학하는 대부분의 친구들이 우리학교 통학버스를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또한 양 캠퍼스 간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최범진(동유럽세크어 19)씨는 “통학버스가 없다면 서울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여러 학생들이 우리학교 통학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그런 와중 지난달 21일 에타에 ‘셔틀 기사님 신고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엔 우리학교 천호행 통학버스 운전기사가 운전 중에 휴대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장면이 담겼다. 또한 해당 글의 작성자는 운전기사가 운전 중에 전화통화 및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된 게시물들에는 합산하면 약 250개 이상의 공감 표시와 약 6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공론화됐고 이에 따라 여러 학생들이 우리학교 통학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글캠 총괄지원팀에 문의했다. 지난 5일 글캠 총괄지원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B 씨는 “여전히 해당 기사님이 핸드폰을 계기판 위에 두고 운전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하차할 때만 휴대폰을 덮어두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아직 조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글캠 총괄지원팀에 문의했다.

 

우리학교 통학버스는 안전문제 외에 다른 문제점도 있다. 현재 우리학교 통학버스는 모바일 승차권 구매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학생별로 노선 및 일자별 승차권 구매 개수를 제한해 학생들의 입석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통학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페이코 애플리케이션(Payco Application, 이하 페이코앱)을 통해 사전에 좌석을 예약해야한다. 그러나 지난 3일 우리학교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동영관광 측은 “페이코앱을 통해 사전 예약을 하지 않은 학생들의 승차 요구를 일부 버스 기사들이 허용했다”며 “기사들과 학생들에게 다시 공지를 하겠다”고 전했다. 즉 운전 기사의 소홀한 관리 속에 모바일 승차권 구매 예약제가 잘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는 학생들의 입석 승차를 야기해 안전 문제를 유발한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아침에 통학버스를 이용하지만 교통 상황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제 시간에 통학버스 승하차가 이뤄지지 않아 수업에 지각하게 되는 등의 문제도 있다. 이에 김민관 우리학교 글캠 총괄지원팀 부장(이하 김 부장)은 “학생들의 등교 시간에 더욱 적합하도록 버스 운행 시간을 앞당기고 싶지만 버스 업체가 우리학교 노선 외에 다른 노선도 운행한다”며 “이들과 모두 합의를 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운행 시간 조정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학교 측의 조치 및 구체적인 원인

우리학교 글캠 총괄지원팀은 천호행 통학버스 기사가 운전 중 휴대폰을 본 사건에 관해 버스 업체 측에 안전과 관련된 요구사항을 전했다. 글캠 총괄지원팀이 지난 3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버스 업체는 “해당 버스 기사님과 개별 면담을 진행해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며 “향후 절대로 운전 중에 동영상을 시청하지 않겠다는 기사의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총괄지원팀의 요청대로 해당 기사는 다음 학기부터 통학버스 운행에서 제외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버스 업체와 해당 버스 기사의 개별 면담 이후에도 지난달 28일 에타에 여전히 동일한 버스 기사가 유튜브를 시청하며 운전 중인 장면이 담긴 글이 게시됐다.

 

안전한 통학버스 운행을 위한 우리학교 측의 관리에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 우리학교는 통학버스 기사들을 상대로 매달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4월 23일과 지난달 29일에 실시된 우리학교 통학버스 운전자 교육 자료에는 △대고객 서비스 향상△성희롱 주의△안전벨트 착용 의무화△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운행시간 준수△차량 시설 점검 등의 내용과 함께 교육에 참석한 운전 기사들의 서명이 담겨있다. 그러나 학교 측이 실제로 버스 기사가 교육 자료의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지에 대해선 확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우리학교는 매달 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국 버스 기사들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버스 업체다”라며 “그렇기에 버스 업체에 해당 운전 기사에 대한 교육과 운행 금지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버스 업체의 교체가 어려운 구조 또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학교는 통학버스 노선을 운행할 버스 업체를 3년에 한 번씩 입찰 형식으로 선정한다. 지난 4일 글로벌캠퍼스 총괄지원팀 운수팀은 “입찰에 지원하는 업체가 없는 경우도 많다”며 “만약 입찰 업체가 2개 이상인 경우엔 새로운 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고려하겠지만 현 상황에서의 업체 변경은 사실상 어렵다”고 전했다. 버스 업체가 바뀌는 주기가 3년이므로 그 기간 동안은 해당 버스 업체의 운전 기사들이 안전수칙을 잘 지키지 않아도 버스 업체의 조치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운수팀은 이에 대해 “해당 문제는 통학 버스 업체를 선정하는 대학들의 공통적인 문제이므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서울대학교(이하 서울대)의 경우 과거부터 통학버스에 대한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왔다. 서울대의 대학신문에 따르면 작년부터 △부정확한 배차간격△입석 허용△작은 버스 투입△통학버스 대기인원 혼잡 등의 문제점이 기사로 작성됐다. 특히 지난 2016년 작성된 ‘당신이 모르는 셔틀버스 이야기’란 글은 제2공학관행 버스가 과속 운행한다는 내용과 함께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운행하는 버스 수를 늘리는 것이 어렵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후 서울대는 △버스 업체△주민△학교△학생 등의 의견을 수렴해 통학버스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으며 통학 버스 GPS 시스템 및 시범 통학버스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화여대)에서도 학생들이 셔틀버스의 안전 문제를 제기한 이후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2022년 11월 21일 발행된 ‘셔틀버스 초과인원 탑승, 학생들 안전 우려 나와’란 제목의 이대학보 기사엔 초과인원 탑승으로 인한 위험성 및 버스 노후 문제가 언급됐다. 해당 기사 이후 이화여대는 공개적으로 셔틀버스 정기점검을 진행했다. 

 

이처럼 다른 학교에서도 통학버스 및 셔틀버스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지만 학생들의 꾸준한 관심과 학교 측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기존의 부족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우리학교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들은 △버스 시설점검△고객 대응△장시간 운전 등을 잘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글캠 총괄지원팀에 제보한 C 씨는 “대부분의 버스 기사님들이 친절하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학교 통학버스에 제기된 문제는 수많은 학생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신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 버스 기사 개인의 책임도 있지만 안전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버스 기사들에 대한 학교 및 버스 업체의 관리 소홀 또한 문제로 지적되어야 하므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요구된다. 향후 안전한 우리학교 통학버스 운행이 지속되길 기대한다.

 

 

박진하 기자 08jinha@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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