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이란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다. 이번 1096호에서 다룬 사안들의 공통점은 이러한 ‘소통 부족’이 그 근원적인 원인이었다. 특정 사안의 당사자 간 소통이 부족해 발생한 촌극인 것이다.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우리학교의 셔틀버스 입석 금지 사안의 경우 다수의 학생은 ‘입석 금지’에 대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한 동영관광 측의 입장은 ‘이해해달라’란 말로 요약된다. 물론 동영관광 측의 사정 또한 존재했다. 그러나 입석 금지 조치 전 학생들에게 이러한 입장을 공유하고 학생들과 같이 대안을 논의했다면 어땠을까. 현 상황보단 더 학생들의 불편이 줄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은 학생들 간의 문제인 학생회비 운용 문제에서도 드러난다. 해당 기사에서도 꼬집었지만 학생회와 일반 학생 간의 소통 부재는 결국 인문대의 사례와 같이 논란이 가득한 사업으로 이어졌다. 모든 학생과 뜻이 서로 통할 순 없다. 그러나 학생회는 학생회비의 출처는 결국 학생들의 지갑이란 것을 인지하고 학생들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우리학교 밖에서도 소통의 부재는 이어진다. 귀농 문제 또한 마찬가지로 소통의 부재가 문제를 야기했다. 청년들에게 귀농을 지원하는 정부와 청년 귀농인 간 소통이 미비해 귀농 지원책 또한 실효성이 떨어진단 비판이 나온 것이다. 이와 더불어 귀농의 현실에 대한 소통도 부족해 ‘역귀농’ 인구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소통 부재는 비단 이번 호에서 다룬 사안들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문제인 것이다. 유튜브(Youtube)의 극단주의자들은 오늘도 시민들에게 상대방에 대한 증오를 유도한다. 유튜브는 알고리즘(Algorithm)이란 미명 하에 더욱 극단적인 영상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그러한 가운데 일련의 작동원리는 특정 영상의 댓글이란 커뮤니티를 특정 성향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도록 유도한다. 이제는 상대방과의 소통은 없이 ‘우리 편’과의 소통만 있을 뿐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확증 편향이 더욱 심화한다. 이는 정치계에도 영향을 끼쳐 정치계에도 극단주의자가 득세하게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최근 정치학에서 주장하는 ‘민주주의 후퇴론’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우리 사회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에 해당하는 것이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소통 부재의 결과로 오늘도 국회에선 양당의 소통 부재로 매일 같이 총성 없는 전쟁이 발발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야당 간의 소통 부재도 마찬가지로 생산성 없는 정쟁만을 야기하고 있다. 다른 나라 또한 극단주의자들이 득세하고 권위주의 정부가 등장하는 등 암울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 싶다면 우리학교 구성원들 간의 소통부터 부활해야 하지 않을까.
남우현 편집장 07woohy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