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우리학교 학위복 대여 사업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졌다. 학위복 대여 사업은 우리학교 양캠 총학생회(이하 총학) 측에서 학위복을 구매해 진행하는 졸업 사업의 일환이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우 촉박한 학위복 대여 시간으로 인해 학위복을 입고 학위수여식에 참석할 수 없었으며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역시 신청 당시 학위복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이 난항을 겪었다. 이에 본 기사에선 △학위복 대여 사업 문제의 현황과 원인△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학위복 대여 사업 문제의 현황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 지난달 졸업식 기간에 진행된 학위복 대여 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설캠과 글캠엔 학위복 수량 문제가 동시에 제기됐다. 글캠에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진행된 학위복 대여 신청이 초를 다툴 정도로 치열했다. 에타 글캠 자유게시판에선 “학위복 빌리는 것도 이렇게 어렵냐”며 “치수가 없어서 시간을 바꿨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또한 에타 설캠 자유게시판에선 “졸업식 대표 수여자로 학위증을 받는데 학위복을 대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자신을 영어 대학 졸업자라고 밝힌 A 씨는 “공지를 조금 늦게 봤더니 학위수여식 당일인 14일엔 학위복이 모두 마감돼 16일에만 학위복을 빌릴 수 있었다”며 “부모님에게 한 번뿐인 학위수여식 날 학위복을 입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A 씨는 “학생들이 수량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라도 있었으면 불만이 적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캠에선 학위복 대여 시간 문제가 제기됐다. 글캠 총학생회 비대위 ‘오뉴월’은 지난달 4일 비대위 인스타그램(Instagram)에 학위복 대여 신청 안내 게시물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14일 학위수여식에서의 학위복 대여는 △오전 9시~오후 12시△오후 12시 30분~오후 3시 30분△오후 4시~오후 5시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한편 글캠 학사종합지원센터는 지난달 4일 공고에서 오후 1시 40분까지 학위복을 입고 학위수여식에 입장하란 게시물을 게재했다. 학위복을 대여한 1타임 학생들은 오후 12시까지 학위복을 반납해야 했기 때문에 학위복을 입고 학위수여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3타임 학생들 역시 오후 4시에 학위복을 대여할 수 있어 학위수여식에 학위복을 입고 참석할 수 없었다. 글캠 통번역대학 졸업자 B 씨는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한 번뿐인 졸업식 때 학위복도 못 입고 졸업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평상복을 입고 학위수여식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에 학교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위복 대여 사업 문제의 원인
학위복 대여 사업 문제의 원인으론 학위복의 전체 수량이 부족하단 점이 지적된다. 지난달 11일 글캠 비대위의 링크트리(Linktree)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4~15일 오후 12시 30분~오후 3시 30분까지 대여 확정된 학위복의 수량은 197벌에 불과했다. 치수별론 △L 62벌△M 57벌△S 52벌△XL 17벌△XS 9벌로 확인됐다. 글캠의 경우 GBT학부 및 융합인재학부 등 한 학년에 100명이 넘는 학생이 있음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조준형(통번역아랍어 18) 부비상대책위원장(이하 조 부비대위장)은 “글캠 비대위에서 확보한 학위복 수량은 300벌 내외다”며 “예상 전기 졸업자가 약 1,200명 전후에 달하는 것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정 치수의 학위복에 수량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이에 대한 확실한 대비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설캠 총학 측에선 “S 치수가 학위수여식 당일에 가장 인기가 많았다”며 “S 치수의 경우 1~2시간 만에 대여 신청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S 치수의 경우 신장 155~165cm에 해당하는 치수다. 20대 여성의 평균 신장이 161.83cm이고 우리학교 재학생 중 54.2%가 여성이란 점을 고려하면 S 치수에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언급된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학위복 추가 제작 및 학위복 추가 구매 사업을 위한 졸업생들의 모금 활동이 필요하단 의견도 존재한다. 조 부비대위장은 “졸업 예정자들의 모금을 통한 학위복 추가 구매 사업을 실시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학위복 추가 구매 사업에 대해 설캠 총학 측에선 “매년 부족한 수량에 2년 전부터 학교에서 제공받은 예산을 투입해 새로 제작을 의뢰 중이다”며 “이번 해까지 약 200벌을 추가 제작해 학위복 대여 사업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또한 학위복 구매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업체와 연계한 학위복 대여 사업을 추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12월이나 1월 중으로 졸업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필요한 수량을 정확히 파악한 다음 외부 업체에서 대량으로 대여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통해 학위복을 직접 구매하지 않아도 대량 대여를 통해 충분히 학위복 수량을 확보할 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경우 박사 학위복 대여 사업에 있어 학위복 대여 업체 ‘춘추사’와 연계해 학생이 원하는 수요만큼 학위복을 직접 대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인하대학교 역시 △춘추사△학위사△한국가운사 세 업체와 학위복 대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위복 대여 신청 기간 동안 필요한 학위복 수량을 조사한 후 필요한 만큼 업체에서 대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학위복 대여 사업에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학위복 수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설캠 총학 측은 “학위복 수요보다 공급이 적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앞으로 현 총학 및 후대 총학에서 지속적으로 학위복을 늘려 수요에 맞는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품었던 설렘을 졸업까지 간직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은희 기자 10kimeunhu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