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맞아 우리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엔 수업 교재 PDF 파일을 구한단 게시물이 다수 게시됐다. 스캔(Scan) 및 복사를 통한 PDF 복제는 저작권법에 어긋나는 행위임에도 불법 복제된 교재 PDF는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수업 교재 불법 복제 현황△수업 교재 불법 복제의 원인△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수업 교재 불법 복제 현황
새 학기가 시작된 후 우리학교 에타 자유게시판에 ‘PDF’를 검색하면 수업 교재 PDF를 판매하는 다수의 게시물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경영통계학 PDF 구해요’란 게시물부터 ‘경영학원론 PDF 교재 팝니다’까지 PDF 거래를 희망하는 게시물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우리학교 학생인 A 씨는 “대형 강의 수업의 경우 PDF 파일을 쓰지 않는 학생을 찾기 어렵다”고 증언했다. 또한 외대학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4%가 수업 교재 PDF 거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수업 교재 PDF 파일은 △에타△인스타그램(Instagram) 디엠(DM)△카카오톡(Kakaotalk) 오픈 채팅(Open Chatting)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거래되고 있었다. 또한 거래의 84.6%가 계좌 이체를 통해 이뤄졌으며 일부는 기프티콘(Gifticon) 등 온라인 상품을 활용을 통해 이뤄졌다.
불법 복제된 수업 교재 PDF 사용 경험을 묻는 항목에선 응답자의 72.4%가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자의 27.6%가 ‘타인과 공유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수업 교재 PDF 공유처를 묻는 항목엔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기△주변인을 통한 무상 공유△학내 커뮤니티를 통한 구매순으로 응답이 기록됐다. 수업 교재 PDF 파일의 사용 빈도를 묻는 항목엔 △매우 자주 사용한다(주 7회 이상) 24.1%△자주 사용한다(주 7회 미만 5회 이상) 13.7%△보통으로 사용한다(주 5회 미만 3회 이상) 20.6%△적게 사용한다(주 3회 미만 1회 이상) 17.2%△거의 사용하지 않는다(주 1회 미만) 24.1%를 기록했다.
불법 복제 PDF 거래뿐만 아니라 도서관 내 대출 가능한 자료를 스캔해 복제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학교 도서관에선 지정도서실 외 일반 자료실에서도 강의 자료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출 기간 동안 본 자료를 외부에서 스캔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학교 B 씨는 “아는 동기가 강의자료를 대출한 후 이를 PDF로 변환한 다음 주변인들과 돌려보는 경우를 목격한 적 있다”며 “PDF 공유는 친분 있는 집단 사이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던 일이었다”고 증언했다.
우리학교 지식출판콘텐츠원(이하 출판원)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08건 정도의 불법 복제 PDF 거래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또한 출판원 측에서 조사한 결과 “학교 근처의 복사 가게에서도 PDF 스캔을 진행하는 가게를 더러 발견했다”고 전했다. 출판원 측은 “불법 복제 PDF로 인해 지난해 매출의 2억 원가량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이는 곧 출판부의 타격으로 이어지면서 교내 출판 의뢰를 받은 책의 절반 정도밖에 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업 교재 PDF의 거래 및 사용이 저작권법에 위배되는지 묻는 항목엔 △매우 잘 알고 있다 20.7%△잘 알고 있다 48.3%△보통이다 24.1%△잘 알지 못하고 있다 13.8%를 차지했다. 이는 학생들이 PDF 사용 및 거래가 불법임을 알고 있음에도 이용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학교 수업 교재 불법 복제의 원인
앞선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수업 교재 PDF를 사용하는 이유론 △실물 교재보다 편리한 이용△경제적 절약△전자책보다 편리한 필기 및 활용 순으로 응답이 기록됐다.
특히 PDF 파일이 실물 교재보다 가벼워 휴대하기 편리하단 점은 불법 복제의 주된 원인이다. 실제로 우리학교 경제학과 교재인 ‘멘큐의 경제학’은 968장에 달한다. ‘경제수학 강의’ 역시 464장으로 매우 두꺼워 실물 교재로 가지고 다니기엔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 4년제 인문사회대학 학생의 평균 전공과목 수가 3.5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학생 한 명이 여러 권의 종이책을 휴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B 씨는 “종이책이 무겁다 보니 수업 시간에 직접 교재를 가지고 다니기 힘들어 PDF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PDF 파일이 경제적 절약에 도움이 된단 점도 불법 복제의 원인이다. 실제로 한국저작권보호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국 대학생 전공과목과 교양 과목 교재의 총 구매 비용은 84,109원으로 측정됐다. 반면 같은 해 대학생 월평균 생활비가 약 51만 원임을 고려하면 교재 구매 비용이 생활비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B 씨는 “6만 원 이상의 비싼 교재비 탓에 동기가 직접 도서관에서 PDF를 스캔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종이책 및 전자책에 비해 필기와 활용이 편리하단 이유도 PDF 파일의 사용 이유다. PDF 파일의 경우 태블릿(Tablet) PC와 연계된 필기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을 이용해 △문제 풀이△필기△캡처(Capture)가 용이하다. A 씨는 “전공 교재의 경우 원어 아래 해석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종이책에 사용하면 재사용이 불가하고 전자책은 필기가 어렵다”며 “PDF는 해석 쓰기와 필기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모든 복제 행위가 불법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PDF 변환에 따라 야기되는 불법 복제 문제는 출판물 등의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이용 허락을 받지 않고 △복사△복제△스캔△출력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는 저작권법에 의거해 저작 재산권 및 그밖에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복제△공연△배포하는 경우 저작 재산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 ‘사적 복제’가 그 예외에 해당한다. 저작권법 제30조에 따르면 이용자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표된 저작물을 가정 및 개인이 복제해 이용할 경우엔 합법이다. 서강학보에 따르면 박준우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법 복제된 교재가 아닌 원문을 복사하고 개인 기기를 이용해 복제할 경우엔 불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저작권법 제31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절판으로 구할 수 없는 교재를 일부만 복제한 경우 ‘조사 연구 목적 복제’에 해당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우리학교 도서관의 경우 저작권법 제31조의 ‘도서관 내 제공하는 복제 형태’를 준용해 복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도서 자체 보존을 위해 필요한 경우△조사 및 연구를 목적으로 도서 일부의 복제물을 1인 1부에 한해 제공하는 경우△절판 등 사유로 인해 구하기 어려운 도서의 복제물을 보존용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그러나 우리학교 도서관에선 이용자의 저작물 복제에 대한 구체적 규정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용자가 도서관 저작물을 복사하는 경우엔 제30조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관련 법령을 직접 참조해 복제해야 한다.
◆나아가야 할 방향
우리학교 출판원은 지난해 ‘2024 불법복제 모니터링(Monitoring)단’을 출범한 바 있다. 우리학교 출판원 신선호 부장(이하 신 부장)은 “지난해 출판원에선 △기존 종이책의 500종 이상 전자책 출간△대표 교양 교재의 전자책 단독 출간△불법 복제 예방 캠페인(Campaign) 및 특강 진행△종이책 반값 대여 서비스 진행 등을 통해 불법복제 예방 및 근절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 부장은 “올해 학술출판협회 측에서 중고 플랫폼(Platform) 모니터링을 통해 저작권 위원회와 함께 불법 복제 PDF 거래 및 사용을 예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부장은 “학생들을 징계하기보단 학생들의 편의를 개선해 출판원과 학생들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며 “학생들이 불법 복제 PDF 사용에 관한 문제 인식이 우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 측에선 “총학생회는 학우들을 선도하는 역할은 약하기에 현재 불법 복제 PDF를 막기 위해 별도로 수행하는 제도는 없다”며 “다만 대학 본부 등의 기관에서 협조 요청이 온다면 협조를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필기가 편리한 전자책 도서와 제휴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우리학교는 전자책 ‘스콘(SCONN)’과 제휴를 맺고 있지만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에 번거롭고 필기가 불편하단 불만이 존재한다. 실제로 설문조사 응답자의 45.5%가 전자책에 비해 필기 및 활용이 편리해 PDF 파일을 고수한다고 기록됐다. 이에 필기가 편리한 전자책 등 필기 기능을 제공하는 다양한 대학과 제휴 협약을 맺어 전자책 접근성을 높이는 법도 고려할 수 있다. 실제로 필기가 가능한 전자책 플랫폼 ‘노팅(Noting)’은 △가천대학교△연세대학교△중앙대학교 등 다양한 기관과 제휴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총학 측에선 “스콘과 전자책 관련해 협의된 바가 있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은 당장엔 없으나 스콘과의 협력 사업 확장 등은 업체와 논의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출판원 측에선 “필기 기능이 더 잘 갖춰져 있는 전자책 플랫폼이 등장한다면 학생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해 협업을 추진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중고책 거래를 학교 전반 사업으로 활성화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우리학교 경영대학 학생회 ‘Dawn’은 ‘2025 교재 플리마켓(Flee Market)’ 사업을 운영 중이다. 판매자의 경우 사용하지 않는 경영대학 전공 교재 및 대학 영어 교재를 학생회 측에 정가와 판매가를 작성해 제출하면 판매가 가능하다. 구매자의 경우 경영대학 인스타그램에서 원하는 교재의 유무를 확인한 뒤 구매가 가능하다. 우리학교 독일어과 역시 지난해 ‘중고책 중개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판매자가 전공책 및 교양 교재의 희망 판매 가격 및 사진을 학생회 측에 전달하면 학생회에서 이를 목록화해 중개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총학 측에선 “단과대학 학생회 내의 사업 계획 및 추진에 따른 수요를 생각해 기존의 운영 방식을 존중할 예정이다”고 의사를 밝혔다.
건강한 저작권 문화의 정착을 위해선 학생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불법 복제된 저작물을 거래할 경우 판매자 및 구매자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항상 이 점을 유의하고 행동하는 외대인이 되길 바란다.
김은희 기자 10kimeunhu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