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모든 학부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oftware) 기초 과목인 ‘컴퓨팅(computing) 사고(이하 컴사)’와 ‘컴퓨터 프로그래밍(computer programming, 이하 컴프)’을 교양 필수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당 과목은 학생들의 프로그래밍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적 사고 함양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리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 환경이 학생들의 효과적인 학습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초 교육 현황△우리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의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소프트웨어 기초 교육 현황
우리학교는 지난 2019년 소프트웨어 중심 사업에 선정된 이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전 학부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기초 교육을 필수 교양 과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모든 학생은 ‘컴퓨팅 사고’ 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중 하나를 선택해 이수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기초 교양 개설의 배경에 대해 소프트웨어 기초 교육을 담당하는 김세화 우리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이하 김 교수)는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사업을 수주하며 사업의 기본 요건으로서 전교생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해 지정했다”며 “목적은 전교생이 자신의 고유 전공에서 도메인(domain)의 문제를 해결할 때 소프트웨어를 융합하거나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기초적인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현재 해당 교과목들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big data)처리를 기반으로 한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초 소양으로서 최소한의 기반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교육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 운영 방식이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초 과목은 3학점으로 주 2시간의 대면 강의와 1시간의 온라인 강의로 구성돼 있다. 온라인 강의에선 학습 플랫폼(Platform)을 활용해 코딩(coding) 연습 문제를 풀 수 있게 돼 있지만 대면으로 진행되는 강의에선 학생들이 개인 노트북을 지참해야만 실습이 가능하단 점에서 학습 효과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부족한 실습 환경 속에서 소프트웨어 기초 교육을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 기초 과목을 강의하는 우리학교 A 교수(이하 A 교수)에 따르면 “한 수업에서 수업을 중도 포기해 F학점을 받는 학생 수는 수업 인원의 10%~15%에 달하며 재수강 비율도 높은 편이다”며 “특히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실습 부족으로 인해 학습 격차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부족한 교육 환경으로 인해 과목 자체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의 문제점
현재 우리학교는 컴퓨터 실습실이 부족해 일반 강의실에서 코딩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수업 때 배우는 이론을 동시에 실습하기 위해 개인 노트북을 지참해야만 한다. 만약 개인 노트북을 미지참할 경우 수업 자료만으로 내용을 이해해야 하며 수업 후 개인적으로 실습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학교 차원에서 제공되는 학생들의 실습 기회가 제한적이기에 학습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학기 컴사를 수강하는 학생 B 씨는 “노트북이 따로 없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로 실행해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수업 내용에 대한 실습 기회가 따로 제공되지 않기에 소프트웨어 수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외대학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선 ‘노트북을 지참하지 못했을 때 수업 중 실습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에 40%의 학생들이 ‘자주 있었다’고 답했다. A 교수는 “우리학교의 소프트웨어 강의는 학교가 보유한 실습실의 수용 인원에 비해 수강 인원이 과도하게 많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강의실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A 교수는 “노트북을 지참할 수 없는 학생들은 패드 또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강의 내용을 실습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태블릿(Tablet) PC 및 휴대전화을 이용할 땐 컴퓨터를 이용할 때와 다르게 코드 작성이 제한적이어서 사실상 교육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에서 기존에 운영되던 ‘코딩존(Coding Zone)이 폐지돼 학생들의 실습 기회가 더욱 축소됐다. 기존에 운영되던 코딩존에선 조교가 학생들의 수업 관련 질문에 대해 현장에서 설명해 주며 학생들의 실습을 도왔다. 그러나 이번 학기부터 코딩존 실습이 사라지며 수업 시간 외에 잘못된 사고를 교정할 기회를 잃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컴사를 재수강하는 학생 C 씨는 “수업 시간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도 즉시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 학습 효율이 낮아졌다”며 “특히 프로그래밍이 처음인 학생들에겐 실습 환경이 더욱 부족하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평가 방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학생들 또한 다수였다. 컴퓨터를 이용한 코딩을 직접 할 수 없기에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초 수업에선 일명 ‘손코딩’이라고 불리는 평가 방식으로 시험을 치른다. ‘손코딩’이란 코딩을 할 때 작성해야 하는 명령어와 문법을 직접 손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 방식은 처음 코딩 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 쉽고 실제 프로그래밍 실무 환경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평가 방식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손코딩 평가 방식과 실무의 차이 중 하나는 실제 프로그래밍 환경에선 오류를 즉시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지만 손코딩 시험에선 이러한 과정이 불가능하단 점이다. 앞선 설문조사에 따르면 손코딩의 필요성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50%△비효율적이다 33.3%△매우 효과적이다는 것과 매우 비효율적이다 각각 8.3%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학기 컴사 수업을 수강한 D 씨는 “손코딩 문제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외운 것을 작성해야 하기에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막막했다”며 “기말고사 시험에선 백지만 제출하고 퇴실하는 학생 또한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외대학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의 소프트웨어 기초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기 지원△실습 보조 제도 운영△실습 중심의 수업 확대△평가 방식 개선이 언급됐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컴퓨터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수업 중에도 실제 코딩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A 교수는 “많은 타학교들이 코딩 교육 시 전용 실습실을 마련하고 수업 중 바로 코딩을 해볼 수 있게 한다”며 “이론과 실습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여건이 되지 않을 시 교내에 있는 컴퓨터 보유 강의실을 강의 시간 외에 상시로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는 앞으로의 소프트웨어 기초 교양 운영 계획에 대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기초가 아닌 ‘AI(Artificial Intelligence)嘄W기초’로서 전교생이 AI 기반 문제 해결에 대한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운영 방향을 변경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운영이 중단된 설캠의 코딩존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 또한 마련될 필요가 있다. 우리학교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지원을 총괄하는 글캠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는 설캠의 코딩존이 이번 학기에 운영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코딩존은 우리학교가 기존 진행하던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을 받아 운영됐으나 이번 해 1차 사업이 종료돼 지원이 끊겨 지속할 수 없게 됐다”며 “현재 2차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지원 사업에 지원해 대기 중이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설캠 코딩존 운영 방향에 대해 “설캠의 코딩존 미운영은 일시적인 상태이다”며 “2차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다시 받게 될 시 원래대로 설캠 코딩존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는 “코딩존은 추후 2차 사업에 선정될 경우 AI존으로 변경하여 운영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따라서 해당 사업 재선정 기간의 공백기 동안만이라도 코딩 교육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평가 방식의 개선도 필요하다. 앞선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제 코딩 환경과 유사한 평가 방식의 도입이 학습에 도움이 될 것 같나요’란 질문에 △어느 정도 그렇다 58.3%△매우 그렇다 16.7%△잘 모르겠다 16.7%를 차지했다. 타학교의 사례 또한 참고할 수 있다. 서울여자대학교의 경우 교수가 프로그래밍을 강의한 뒤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배운 내용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완성하는 것으로 시험을 대체해 코딩 학습에 대한 평가를 시행한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프로그래밍 실무 환경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단순한 졸업 요건이 아닌 미래 사회에서의 필수적인 역량을 기르는 과정이다. 그러나 현재 소프트웨어 수업은 △비효율적인 평가 방식△시스템 변경에 따른 혼란△실습 환경 부족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학생들이 충분한 학습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은 보다 체계적인 실습 환경을 구축하고 지원을 강화하며 평가 방식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이 더욱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김민서 기자 09kimminse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