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이하 에타)에선 학교 야구점퍼(이하 학잠) 공동구매와 관련한 대규모 환불 및 수선 사태가 벌어졌다. 이와 같이 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외부 업체를 통해 공동구매를 추진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우리학교 기념품에 대한 불만족이 지적되고 있다. 이 외에도 기념품 품목의 다양성과 디자인 등의 측면에서 우리학교 재학생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학교 기념품 현황과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기념품 현황과 문제점
예전부터 우리학교 학생들은 학교 공식 판매처가 아닌 에타 등 각종 커뮤니티(Community)를 통해 자발적으로 구매 희망자를 모집해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형태로 학잠을 구매해 왔다. 개인이 업체를 통해 대량 구매를 중개하는 해당 방식은 지난달 벌어진 에타 학잠 대규모 환불 사태로 인해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훕스샵(Hufsshop)에서 학잠을 판매중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해당 공동구매에 참여했단 사실은 우리학교 기념품이 재학생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외대학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잠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66.7%가 에타 공동구매를 통해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설캠 총학) 아우터(Outer) 공동구매와 훕스샵을 통해 구매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6.7%였다. 에타 공동구매를 선택한 이유론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가 44.4%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학생 A씨는 “에타 공동구매의 경우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이 있어 선택했다”며 “훕스샵이나 설캠 총학 공동구매 품목의 디자인이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번 해 에타 공동구매는 2온스(Ounce) 두께의 일반 학잠 8가지 색상과 크롭(Crop) 학잠 6가지 색상으로 구성됐다. 반면 훕스샵은 0온스와 4온스 두께의 일반 학잠을 4가지 색상으로 판매중이며 크롭 학잠은 단일 색상으로 판매중이다.
이 외에도 우리학교 기념품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31.3%가 ‘다소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론 다양하지 않은 종류(75%)와 만족스럽지 않은 디자인(62.5%)에 가장 많이 응답했다. 우리학교 기념품 판매 주체는 이문일공칠과 훕스샵이 있다. 이문일공칠은 △문구△사무△생활용품 등 잡화류와 의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훕스샵은 학잠을 비롯한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문일공칠은 학교 홈페이지(Homepage) 내에서 개별 품목을 확인할 순 있지만 한눈에 상품 종류를 확인하기 어렵고 별도의 온라인(Online) 구매는 불가능하다. 또한 우리학교 마스코트(Mascot) 부(Boo)와 관련된 기념품은 전혀 소개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학생 B 씨는 “기념품 종류가 더 많아지고 부를 활용한 다양한 품목이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타 학교 사례를 살펴보자. 숭실대학교 기념품샵의 경우 △교화△영문△자수로고 등 다양한 디자인의 학잠을 판매 중이다. 경희대학교는 마스코트 ‘쿠옹’을 활용한 △마우스패드(Mousepad)△머그컵(Mug)△판박이스티커(Sticker) 등을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또한 마스코트인 스누를 활용한 다양한 디자인의 인형과 키링(Keyring)을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학교 기념품도 품목과 디자인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외대학보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잠의 △로고(Logo)△문구△색상△자수 등 디자인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이와 관련하여 설캠 총학 아우터 공동구매의 경우 해를 거듭하며 디자인과 관련된 의견을 수렴하여 수정된 시안으로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설캠 총학은 “제58대 설캠 총학에서 제작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이전 공동구매에서 제시된 피드백(Feedback)을 수렴해 수정된 시안으로 공동구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공동구매의 경우 새로움과 효용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훕스샵 역시 이러한 디자인에 대한 개선 요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공모전 등을 통해 기념품 디자인을 선정하는 방법이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숙명여자대학교에선 마스코트 눈송이를 활용한 ‘눈송이 굿즈(Goods)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다. 재학생을 대상으로 작품 접수가 이뤄졌으며 홍보팀과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1차 심사를 거쳐 9개의 작품을 예비 선정했다. 이어 온라인 학생투표 방식으로 2차 심사를 진행하여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수상작은 △접착메모지△그립톡(Griptok)△자개 스트랩 키링(Strap keyring)으로 수상 이후 △입학팀△총학△홍보팀이 협력해 추후 실물로 제작되어 총학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한 바 있다.
기념품은 단순한 상품을 넘어 학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이다. 현재 우리학교 기념품은 △다양성△디자인△실용성△접근성 측면에서 재학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념품 다양화 및 확대를 통해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하고 재학생들이 자긍심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길 기대한다.
박지연 기자 10jiye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