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란 무엇인가? 이는 오랜 학문 연구 속에서도 여전히 논쟁 중인 내용으로 하나의 유의미한 결론으로 통합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확실한 것은 권력을 쟁취한 일부 위정자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돼선 안된단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엔 기초광역자치단체에 소속된 의원부터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참정권 행사를 통해 민주주의의 주체로서의 자신을 느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펼처지는 정치의 모습은 대의민주적 요소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본래의 취지와 상당히 빗나가고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그들은 공약을 통한 선거 경쟁에 집중하지 않는다. 자신을 따르는 자들은 ‘나의 편’이고 그렇지 않는 자들은 ‘적’으로 규정되는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나면 자신이 지지하고 있는 후보 내지는 정당만큼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상 그들의 행태를 하나씩 살펴보면 오늘날의 정치적 분열에 대한 책임을 어느 특정 정치인에게만 씌울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치인들에게는 그 크기만 다를 뿐 각자에게 분명한 책임이 있다. 지엄한 법의 판결을 부정하고 본인의 뜻과 반대되는 판결을 내린 자들을 정치적 적으로 규정해 삼권분립의 본질을 흔드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한 △권위주의적 발언△역사왜곡적 발언에 대한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지 못하고 얼버무리며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
정도의 차이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야말로 이른바 ‘편 가르기 정치’를 하고자 하는 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에 지금 필요한 것은 혐오와 갈등의 정치가 아니다. 이것은 당장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의 승리에 기여할진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론 건전한 자치문화 형성에 방해가 될 것이 자명하다. △상대방과의 견해 차이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고자 노력하는 정치△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함께 이해를 도모하는 정치△현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토론을 피하지 않는 정치가 바로 우리 사회의 지향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정치의 모습은 굉장히 이상적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쩌면 글을 읽은 누군가는 비현실적인 글이라며 손가락질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린 반드시 ‘이상’을 품고 살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현실을 투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이상은 현실이 될 수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하는 나침반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과거 이탄희 전 국회의원의 발언이 계속 귀에 맴돈다. “세상에 이렇게 쉬운 정치가 없습니다. 남의 말에 조롱하고 반문하고 모욕주면 끝입니다. 반사이익 구조니까” 우린 언제쯤 더 아름답고 성숙한 정치 경쟁을 할 수 있을까. 과연 그 방향으로 발을 내딛을 수나 있을까. 불과 3주 뒤엔 또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유권자로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요즘이다..
이승원(외대학보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