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사진으로 보는 외대의 어제와 오늘 ④ 외대의 외국어 교육 환경 – 타자수를 아십니까

등록일 2021년05월16일 01시0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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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이문동캠퍼스엔 공장을 연상시키는 큰 규모의 타자실 겸 등사실이 있었다. 이곳에선 100여 명의 타자수가 하루 종일 타자기를 치며 수업용 쪽지 교재를 만들었다. 학과 개설 초기엔 변변한 언어 사전, 교육 교재조차 없었던 열악한 환경이었다. 교수와 학생들은 외국어 전문 고등교육기관의 사명을 다하고자 정부와 학교의 지원을 받아 교재와 교수법 개발에 노력을 기울였다. 교수들은 외국에서 수학할 당시 활용했던 자신의 교재나 주한 외국 대사관에서 어렵게 공수한 학습 자료 중 일부를 쪽지 교재로 만들어 수업을 진행했고, 매일 그날 분량의 교재를 제작하는 게 교수진의 중요 과업 중 하나였다. 우리학교 교수진은 다양한 언어를 영자 타자기로 입력해 인쇄하고 오탈자를 교열·교정하며 쉴 새 없이 교재를 편찬했다. 중국어, 아랍어와 같이 영문 알파벳을 사용하지 않는 언어는 등사원지에 철필로 글자를 긁어 등사하거나 아랍 문자의 묵음 표시인함자를 오려 넣거나 직접 그려 넣으며 교재를 만들었다. 우리학교 초창기 학습 교재의 부족은 교수들의 이런 열정과 노고로 메워졌고, 학생들은 이에성실로 보답했다. 쪽지 교재로 수업하던 시기를 거치며 교재의 중요성을 자각한 교수들은 체계를 갖춘 교재를 편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학교의 출판 사정이 나아지자 △‘독일어고급독본’△‘중국어’△
‘표준일본어교본’△‘Freshman English’△‘Modern Arabic’ 등 그동안 준비해 뒀던 교재가 잇달아 출간됐다. 이렇게 출간된 교재는 우리나라 어학 교재의 표준으로 인식될 만큼 선도적이고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첨단 기자재를 활용한 실용적이고 살아있는 외국어 교육은 우리학교가 일관적으로 추구해 오고 있는 교육방식이다. 변변치 않았던 개교 초기엔 국내외 기관으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교육 시설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내부 노력도 더해져 우리학교는 시청각 장비를 이용한 외국어 교육 부문에서도 우리나라 최첨단 대학이 될 수 있었다. 개교 직후인 1955년엔 문교부와 국제연합한국재건단의 지원으로 △라디오△반향기△와이어레코더△축음기△타이프 라이터△테이프레코더 등의 기자재가 도입됐고, 1962년엔 △녹음 스튜디오△언어실습실△조정실 등이 완비됐다. 1967년엔 언어실습실을 시청각교육연구실로 확장해 지속적으로 기자재와 외국어 학습 부스를 증설했다. △동시통역 사운드△라이브러리언어실습실△전용 영사실 등도 잇달아 설치했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컬러 방송 시대에 접어들기 3년 전인 1977년엔 시청각교육원을 개편·설립해 △교육용 컬러 TV△녹화기 △음향 영사기△카메라 등 어학실습시설을 대폭 강화하고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기도 했다. 그 결과 우리학교는 개교 30년이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학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고 우리학교에 가면 국내외 출신을 망라한 우수한 교수진과 최첨단 기자재로 최고 수준의 외국어 교육을 받게 된단 사실이 우리나라에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1990년대엔 전 세계 원어방송을 외국어 교육에 활용하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했다. 1994년 교내에 위성 안테나를 설치한 이래 1997년 글로벌캠퍼스의 영상음향도서실과 위성 방송 자유 시청실이 증설됐고, 1998년엔 전 세계 위성방송 수신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개교 직후 선구자적 심정으로 시작된 교수진과 타자수들의 힘겨운 노력이 씨앗이 돼, 첨단 기자재를 활용한 우리학교의 교육방식은 우리나라 외국어 교육을 선도해 왔다. 이런 전통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새로운 외국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현재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기록 및 사진 제공 : 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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