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프랑스를 다녀온 선배들이 작성한 7+1 파견학생 귀국보고서를 토대로 유학원의 도움을 받아 출국준비를 했다. 2019년 1월,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던 1년간의 프랑스 여정이 시작됐다. 내가 생활한도시는 프랑스 남동부에 있는 리옹이었지만, 프랑스에 대한 내 첫인상은 공항이 있는 파리에서부터 시작됐다. 항상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파리의 모습을 실제로 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에펠탑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에펠탑을 바라보며 1년을 열정적으로 경험하고 느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다짐도 잠시, 파견 학생 첫 달 리옹카톨릭대학교(Université Catholique de Lyon) 어학원에서 치렀던 시험 점수가 저조해 학점인정 기준에 미달하는 반에 배정받았다.‘ 이 정도 실력이면 되겠지’ 란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난 큰 충격을 받았다.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 담당 선생님과 프랑스 대학 총 책임자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땐 우리나라로 귀국하고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 받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프랑스어 실력이 많이 늘지 않았나 싶다. 이 일을 계기로 지금의 실력에 안주하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 학원 수업이 끝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였다. 최대한 소수의 한국인 친구를 사귀고 주로 외국인 친구와 교류했다.‘ Soirée(쑤아레)’란 파티에 가서 외국인 친구들을 만났고 언어 교환 스터디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배움에 임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언어뿐만 아니라 프랑스 문화를 느끼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격주로 근교 도시들을 돌아 다녔다. 이렇게 언어 실력을 끌어 올리려는 내 노력은 구체적인 결과로 보상받을 수 있었다. 처음 Diplôme d’études enlangue française(이하 DELF) A2의 실력으로 프랑스에 왔던 나는 귀국 직전 DELF B2를 딸 정도로 프랑스어 실력이 향상됐다. 귀국하기 하루 전날엔 마지막으로 에펠탑을 보기 위해 개선문 전망대에 올라갔다. 그곳에서 1년간의 프랑스 생활을 되돌아봤다. 프랑스에 가기 전엔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했고 목표를 설정하더라도 그 목표에 대해 막막함을 느꼈었다. 다양한 문화권의 외국인과 소통하는 데에도 부담감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프랑스 생활로 난 삶의 기준점을 찾았다. 프랑스에서 얻은 것은 단순히 프랑스어 실력만이 아니다. 현재까지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생겼고 무엇이든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단 자신감을 얻었다. 또한 삶에 대해 방황하던 과거와 달리 도전하는 걸 즐기게 됐고 사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됐다. 프랑스에서의 1년은 앞으로 내가 살아가며 겪게 될 많은 일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글·사진 김지현 (국제·프랑스어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