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출·입국 제한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학교의 외국인 교환학생 수 또한 감소했다. 우리학교의 외국인 학생들은 이전처럼 우리나라 학생들과 직접 교류하지 못하고 방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학교 외국인 학생 현황△외국인 학생이 말하는 학교생활△나아가야할 방향을 알아보자.
◆ 우리학교 외국인 학생 현황
우리학교 외국인 학생은 일정 기간 수업을 듣는 교환학생과 4년제 학부생으로 나뉜다. 국제입학관리팀에 따르면 이번 학기 우리학교 외국인 교환학생과 학부생 수는 각각 약 200명, 1,800명이다. 현재 외국인 학생 수는 전체 학생 수의 10% 정도로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학부생은 지난해 약 1,700명, 이번 해 약 1,800명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반해 외국인 교환학생 수는 2019학년도에 약 400명이었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해 1학기엔 약 100명대로 감소했다. 국제입학관리팀에서 교환학생을 담당하는 교직원 A씨는“ 타 대학은 자매 대학 국가가 보통 △독일△스페인△영어권△중국△프랑스로 한정됐지만 우리학교의 자매 대학은 이외에도 전 세계 곳곳 약 70개국에 분포해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교환학생 수가 줄어 아쉽다”고 밝혔다. 현재 외국인 학생들은 우리나라 학생과 같이 학교에서 공지한 수업방식에 따라 대부분의 수업을 비대면으로 수강하고 있다. 한편 외국인 학생들은 정규수업 외에도 한국어문화교육원(이하 한문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기도 한다. 한국어를 전공하는 교환학생의 경우 한문원 수업이 자국 학교의 학점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A 씨는 교환학생의 절반 정도가 한문원 수업을 수강한다고 전했다. 한문원에선 요일과 수준별로 나눠 순차 등교를 실시해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 우리학교 외국인 학생이 말하는 학교생활
외대학보에선 외국인 학생의 학교생활을 직접 들어보기 위해 외국인 교환학생과 학부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웨덴△에티오피아△중국△터키△태국△프랑스 국적을 가진 6명의 외국인 학생이 인터뷰에 응했다. 이중 학부생은 △에티오피아에서 온 키버(국제·국제 19) 씨△중국에서 온 양의(통번역·중국어 17) 글로벌캠퍼스(이하글캠) 외국인 유학생 학생회(GFA) 부회장△프랑스와 터키 이중국적자 데프네 카라벤리(경영·경영 19) 씨△B 씨다. 이어 교환학생은 스웨덴에서 온 스테판 사르키스(한국언어문화 19)씨와 태국에서 온 수지라 푸파고(한국어 21) 씨다. 다음 취재원들의 답변은 우리학교 외국인 학생 전체의 생각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Q1. 우리학교에서의 생활을 통해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양의 씨: 한국 문화를 배우고 한국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요.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한국 친구들에게 중국 문화를 알리고 싶습니다.
스테판 씨: 스웨덴에 있을 때보다 한국어를 많이 연습하고 좋은 친구들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데프네 씨: 많은 국적의 학생이 모인 우리학교에서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나라 사람들과 만나 여러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싶습니다.
Q2.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유학 생활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나 아쉬운 점이 있나요?
수지라 씨: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엔 친구들과 함께 이곳저곳 마음껏 놀러 갈 수 있었는데 요즘은 친구도 많이 못 만나고 여러 활동도 취소됐어요. 또한 학교 시설도 다 사용하지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데프네 씨: 대면 수업을 할 땐 다른 사람들과 교류도 하고 다양한 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수업이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돼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Q3.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1학기부터 비대면 수업을 진행 중입
니다. 비대면 수업에서 겪는 어려움은 없나요?
양의 씨: 녹화 강의의 경우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지만, 실시간 강의의 경우 인터넷 지연 문제가 자주 발생해 일부 내용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내용을 복습할 수 없으니 난감하죠.
키버 씨: 온라인 수업은 공부에 동기부여가 전혀 되지 않아요. 수업의 질이 낮아졌고 이전보다 과제가 훨씬 많아져 부담됩니다.
Q4. 학교에서 문화 차이를 느낀 적이 있나요?
양의 씨: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대체로 효율적이지만 어떤 경우엔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느껴요. 조별 과제를 할 때 한국인 친구들은 항상 약속한 마감 기한보다 빨리 완성해요. 하지만 전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과제 작성에 시간이 더 걸려 부담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Q5. 국제학생회(ISO)의 프로그램이나 활동이 학교생활에 도움이 됐나요?
스테판 씨: 한국 학생과의 교류 프로그램인 버디 프로그램과 언어 교환 프로그램(GAT)에 참여했는데 자연스레 한국어 회화 연습을 할 수 있었어요. 또한 한국인 친구에게 기초적인 스웨덴어를 알려줄 수 있는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두 프로그램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여러 친구를 사귀었어요. 다른 교환학생 친구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프로그램이에요.
Q6. 한국어문화교육원의 수업이 한국어 실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됐나요?
스테판 씨: 한국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어요. 스웨덴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땐 쓰기와 읽기 실력을 늘릴 순 있었지만 회화를 연습할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한국에 와서도 말하기에 자신이 없어 수업에 수동적으로 임했는데 선생님들이 우리가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한국어를 잘 사용하도록 도와주셔서 회화 실력이 많이 향상됐습니다.
Q7. 학교 행정 업무 관련해서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나요? 학교행정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양의 씨: 글캠은 학교 시설의 표지판이 대부분 한국어로만 돼 있어 불편했어요. 우리학교가 다양한 언어로 표지판을 제작하면 좋겠습니다.
키버 씨: 외국인 학생을 위한 공지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성적과 관련된 공지는 더 충실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B 씨: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 수업료를 올린 학교 측의 결정이 당황스러웠어요.
◆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
외국인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하며 주로 비대면 수업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학교 행정과 관련해선 △공지 부족△등록금 인상△언어장벽 등으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국제입학관리팀에서 외국인 학부생을 담당하는 교직원 C 씨는“ △등록기간△수강신청△이중전공 신청 및 변경 등 중요 공지는 주로 학사종합지원센터와 장학팀 공지다”며“ 중요 사항은 국제입학관리팀에서 최대한 번역해 공지하려고 하지만 부서 간 업무가 다르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학생들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고 이에 홈페이지를 개선하는 등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A 씨는“ 다른 부서에도 영어를 쓸 수 있는 직원이나 조교가 상시에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론 어려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편 C 씨는 등록금 인상에 관해선“ 외국인 학부생 등록금은 2019년에 이미 인상하기로 결정됐으나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1년간 동결한 후 이번 해에 인상한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인상한 등록금도 타 대학에 비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다”며 외국인 학생의 이해를 부탁했다.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어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현지 학생과 교류하고자 우리학교에서의 생활을 택했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경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바로 한국 학중앙연구원 디지털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이하 김 교수)는“ 유학은 그 나라를 머리와 몸으로 느끼며 그 환경에 자신을 녹여내는 일이다” 며“ 현재 외국인 학생들이 우리나라 학생과의 교류나 일상생활에 제약이 커 지식 습득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 상황에서 현실적인 보완 방안은 교수의 강의 녹화본 제공 의무화와 외국인 학생과의 선제 상담 시스템 운용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희대학교는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다국어 심리 상담을 지원한다. 이에 A 씨는 우리학교 성평등센터에서도 통역사와 함께 외국인 학생의 상담을 진행했지만, 보안 문제를 고려해 영어나 중국어로 소통이 가능한 상담사를 충당한 후 재개할 예정이라 밝혔다. 외국인 학생이 학교생활에 소속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제도를 마련할 때다.
임채영 기자 02kore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