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자는 책상에 앉아 인터넷과 전화로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사람이다”. 지난해 참여했던 교내 언론인 초청 강연에서 한 신문 기자로부터 듣게 된 자조섞인 농담이다. 외대학보 정기자 초반엔 그 농담대로 기자 생활을 편히 해보겠다고 꾀를 부렸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기사를 완성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보 접근성이 높고 취재원을 간편하게 구할 수 있는 기삿거리를 찾아 헤맸다. 이렇게 여유와 평안 속에서 작성한 기사는 내게 이른 퇴근과 휴식을 선물했다. 하지만 내가 얻는 보람은 그리 크지 않았다. 우리학교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는 기사를 쓰고자 했지만 고단한 현실 속에서 애써 이 목표를 외면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기사다운 기사를 쓰고 싶었다. 기사에 풍부함을 더하고 취재원의 목소리를 왜곡 없이 담고 싶었다. 이를 위해선 많은 노고가 수반돼야 함을 깨닫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직접 현장 취재에 나섰다. 기자증을 목에 건 채 취재원에게 명함을 내밀며 외대학보 기자라고 날 소개할 때마다 심장이 크게 뛰었다. 낯선 취재원과 인터뷰를 할 때면 잔뜩 긴장해 목소리가 떨리곤 했다. 취재 내내 심신이 힘들었지만 이 과정이 가져다준 결과는 귀중했다. 이전엔 기사 분량을 어떻게 늘릴지 고민하던 내가 취재를 다녀온 뒤론 초고 분량이 넘쳐 고민하는 일이 잦아졌다. 조판 날엔 글자 크기를 줄여가며 기사 내용을 지면에 빈틈없이 채워넣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면의 소중함을 느꼈고 내게 주어진 지면 기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인물 기사를 취재하며 김현우 SBS 앵커(이하 김 앵커)를 만났다. 16년 간 기자로 일하며 어디서 가장 많은 것을 배웠냔 내 질문에 김 앵커는“ 기자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선생님이고 세상이 교과서다”라고 답했다. 아직 정기자 직함을 단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이 말에 크게 공감이 갔다. 정확한 내용으로 기사를 쓰기 위해 기사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했다. △기자회견장△교내 부처△총학생회실△방송국 등 취재를 다니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외대학보 기자가아니었다면 결코 얻지 못했을 값진 경험들이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사건의 진가를 찾고 의미 있는 기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