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윤여정 배우가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영화‘ 미나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영화에선 새로운 삶을 찾아 미국 땅으로 이주한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생활을 다뤘다. 이민자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낯선 타지에서의 생활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란 걸 깨닫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이같이 새로운 꿈을 찾아온 외국인들을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외국인은 우리학교로 공부하러 온 외국인 교환학생과 학부생이다. 이들은 우리나라 말을 배우고 우리나라 학생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고자 하는 꿈을 품고 우리학교로 왔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외국인 학생들은 수업을 들으며 직접적인 교류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이에 다수의 외국인 학생들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으며 하루빨리 상황이 호전되길 기원하고 있다.
우리학교 밖에선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볼 수 있다. 2018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엔 약 88만 4천여 명의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있다. 이들은 취업을 목적으로 자국보다 높은 임금을 지불하는 우리나라로 와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이런 꿈과는 달리 현실은 차별과 혐오로 점철돼 있다. 특히 이주노동자의 숙소 문제는 심각하다. 이번 해 1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이주 노동자 주거환경 실태조사에 의하면 이주노동자 69.6%가 가설 건축물인 △비닐하우스△조립식패널△컨테이너 등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다. 농촌노동자의 경우엔 지역 모텔촌 등의 숙소에서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기에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지난 3월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숙소 기준 강화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필요한 변화는 담기지 않은 실속 없는 대책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해당 대책에 따르면 사업장에서 가설건축물을 숙소로 이용 중인 이주노동자가 희망한다면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게끔 한다. 다만 이주노동자가 직접 정부 고용복지센터에 신고하고 변경 사유를 증명해야 한다. 이는 과정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언어적 장벽이 높은 이주 노동자에겐 거의 불가능에 가깝단 지적이 있다. 우리 주변엔 많은 외국인이 함께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현실을 외면한다. 내국인인 우리는 그들이 겪는 문제를 직접 맞닥뜨리지 않아 쉽게 공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어딘가에서 외국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의 상황을 모른 체하기보단 주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에게 선뜻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줘야 한다. 작은 손길들이 모이면 비로소 그들은 낯선 타지에서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김연수 부장 100yeonsue@hufs.ac.kr